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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거주하는 천안이라는 동네는 참 재미있는 동네이다. 2021년 10월 현재 인구수는 총 68만7천명(외국인포함)이며 천안소재의 제조업체가 약 2,800여개로 많은 일자리와 근로자들이 상주하는 "산업도시"이자 "소비의도시"이기도 하다.

필자 또한 일과 아이들의 학교때문에 천안으로 이사를와서 3년째 지내고 있는데... 천안이라는 도시는 알면 알수록 참 재미있는 곳이다. 천안에는 구도심과 신도심이 공존하는 곳인데 신기한건 각 동네마다 먹자(음식점이 몰려있는 장소)가 형성이 되어있다는 곳이다. 불당먹자, 백석먹자, 두정먹자, 쌍용먹자, 봉명먹자등등등.... 참 많은 먹거리촌이 형성되어있다. 이 중 우리집은 신방동 먹자골목 앞에 위치한 아파트이다. 그런관계로 신방먹자로의 외식이 잦다. 흔한말로 안가본곳 빼고 모든곳을 가봤다고 할수 있다. ^^

코시국 이전까지는 참 여러곳을 다니며 포스팅을 하였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대중음식점을 잘 안가게되기도 하고, 뒤숭숭한 시국에 음식점 간것을 자랑삼아 포스팅하기가 꺼려져 한동안 포스팅을 안했었다. 

오늘은 예전에 집사람 숨통을 트여주기위해 코시국중에 조심스레 방문했던 곳을 포스팅 하고자 한다. (코시국에 집밖을 못나가 집사람이 우울중 걸릴것같다고 하소연을 하던때에 정말 오랫만에 나들이삼아 나갔던 것이라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 이해를 해주시길...)

신방동 먹자골목안에 위치한 식객(食客)이라는 고기집을 우연히 발견하고 몇일을 벼르다가 조심스레 찾아갔다.

 

돌판으로 고기를 구울수있는 곳이라 약간은 생소하지만, 오며 가며 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일부러 찾았다. 이때의 집사람 소원이 사람많은 곳에서 둘이 오봇하게 술한잔하는게 소원이란 말을 했었다. 가뜩이나 어린 학생들이 있는 집이라 혹시나 싶어 아이들과 엄마까지 감옥아닌 감옥생활을 하던 때다. ㅠ.ㅠ

 

가게의 위치가 대로변이 아닌, 약간은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곳이라 정말 우연히 발견했다. 아마도 이곳을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매장 앞에 테라스? 와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는데 이곳에 고양이 한마리. 길냥이 같은데 아마도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냥이인듯하다. 나름의 정취가 있다.

 

코시국이니 당연히 방문일지를 써 줘야 하고....

 

이것이다. 이곳을 찾게된 이유. 돌판에 굽는 삼겹살. 이름하야 돌판삼겹살이다. ^^

돌판이 굉장히 오래된듯 기름에 완벽하게 코팅이 되어있는데... 호불호가 있겠지만 내게는 참 정감어린 인강을 준다.

 

약간은 협소한 가게안에 연통이 정감있게 설치되어있다. 나름 이런 인테리어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모두 좋아보이는건 아니다. 기름에 찌든 환풍기가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물론 많은 고기의 연기때문에 어쩔수 없겠지만... 저정도면 기름에 코팅이되서 아마 청소하기도 힘들것이다. 

 

환풍기 옆 선풍기도 영... 기름때에 찌든 모습이 보기 좋치는 않았다. 아늑하니 옛정취를 느낄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연인과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은곳은 아닌듯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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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먼저 셋팅해주는게 돌판인데... 완벽하게 기름에 코팅이 된 모습이 내게는 거부감은 없다. 어차피 이 판을 이용해 고기를 굽고 맛있게 먹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이 돌판은 이 가게의 산역사이자 증거가 될것이다. ^^

 

우리가 주문한 삼겹살 2인분이 나왔다. 오~ 고기 빛깔을 쥑인다. 

 

점원이 와서 셋팅해주고 간 모습이다. 두툼한 생삼겹 2인분과 곁들인 버섯, 양파, 두부... 쌩뚱맞게 두부가 나왔는데 이건... 물론 이것도 호불호가 갈릴것이다. 난 그냥 좋다. 집사람도 새로운모습에 좋아한다. 뭐 이사람은 고기가 좋은게 아니고 오랫만에 외출이기에 밖에서 숨을 쉴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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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판을 보니 뭔가 다소 아쉬워보여서 직접 콩나물과 김치를 올려놔봤다. 이렇게 해놓고보니 좀 푸짐해 보인다. ㅋㅋㅋ

 

아마도 가게이름을 식객이라고 한걸보니 옛날 허영만선생님의 식객이라는 만화를 벤치마킹한듯하다. 잉? 삼겹살이 아니고 오겹살이였네? 먹을때는 몰랐는데... 푸하하하

 

두꺼운 돌판이라 익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왠지 이런 기다림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기다림의 행복!!!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며 찍어본 밑반찬들. 양은그릇에 담겨나온 모습이 옛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보잘것없는 것들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필자는 어렸을때 이런 밥그릇과 국그릇을 썼다. 물론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그릇이지만... 내겐 아주 친숙한 그릇들이다.

 

무체와 양파저림? 양파저림이 생각이상으로 맛있다. 

 

어느정도 익으니까 직원분이 오셔서 재단을 해주신다. 의외로 서비스가 괜찮다. ^^

 

점점 열기가 더해갈수록 고운 빛깔을 띄게된다. 

 

짧지않은 시간을 기다리며 고기의 변해가는 모습이 성격급한 분들께는 무료하실수도 있지만 이 시간동안 우리부부는 많은 대화를 할수 있어 좋았다. 

 

글을 쓰다보니... 상당한 시간동안 고기가 익기를 기다린듯하다. 그때는 집사람의 수다폭풍에 빠져 몰랐는데... 고기의 익는 사진이 꽤 많다. 

 

보기좋은 고기가 맛도 좋은 법. 나란히 나열된 고기들이... 재미있다. ^^

 

이제는 제법 먹음직스럽게 익었다. 이런 고기를 기다리는 인내정도는 겪어줘야 맛있는 고기를 탐할수 있다. 물론 내생각. ^^

 

먹는 와중에 중간 컷!!

 

오랜 시간을 정성스럽게 기다렸지만... 먹어치우는데는 불과 찰나의 시간이 필요할 뿐. ㅋㅋㅋ 

정말이지 집사람과 난 오랫만에 분위기에 취해 폭풍흡입을 하게돼었다. 푸하하하.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고기를 더 시키기엔 또 다시 시작될 기다림이 두렵기도 하고... 좋았던 고기맛이 퇴색될거같아 볶음밥을 주문했다. 역시 술안주로는 볶음밥만한게 없다. ^^ 이집은 볶음밥을 이렇게 내놓는다. 재미있다.

 

볶음밥을 무성의하게 막~ 섞어서 대충대충 돌판위에 올려놓고 비벼주신다. 뭐 맛있기만 하면돼지.

 

양은그릇을 이용해서 섞어주시는데 나름 고급스킬이 들어간다. 난 그냥 숫가락 두개를 사용해 볶는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니 더 편하게 볶을수있는듯하다. 

 

순식간에 완성된 볶음밥. 캬~ 숨길수가 없는게... 소주가 두병. 볶음밥을 먹으면서 소주한병을 더 시킬까 말까 고민하다가 있는 술만먹고 마무리 하기로 했다. 왜? 2차는 집에서 맥주로....

 

이렇게 나름 분위기 있는 돌판구이 고기집인 "식객" 에서의 외식은.... 코시국 이후 처음이였던 외식이 이렇게 끝이났다. 늘 집에 갇혀 본인이 한 음식으로 아이들과 내게 밥을 주던 집사람이 오랫만에 나와서 누군가 해주는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푼 집사람이 너무 행복해 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오늘은 많이 늦었지만 집사람과 아이들을 데리고 때늦은 은행나무 단풍구경을 저녁에 갈려한다. 오늘도 정말 오랫만에 집사람에게 누군가가 차려주는 밥상을 선물해줄 생각이다. 내가 해줄수 있는게 이런거 밖에 없다. ㅠ.ㅠ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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