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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걸 돈주고 사먹는지 모르겠다" (강원도 출신 지인께서 하신 말씀)

작은딸의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우리가족은 강원도 인제군 원통리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 친구가 휴양차 내려가 있는 강원도가 너무 좋다고 우리를 초대한것이다. 친척어르신이 살던 시골집에서 잠자리를 해결하고, 친구가 준비했다는 마당에서의 바베큐파티~ 그리고 차로 40분거리에 있는 속초바다까지... 집사람과 딸들에게 좋은추억을 만들어주기위한 힐링여행을 떠났다. 

2019년 1월 7일. 딸아이의 졸업식이 끝나자 마자 떠난 가족여행. 겨울비가 내리고있는 궂은날씨에 늦은저녁에 도착한 우리는 마당에서의 장작불바베큐를 못하고 마루에서 화로에 삼겹살파티를 했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시작된 친구와 나의 술파티. 해장국 끝내주게 잘하는 집이있다는 친구의 호언장담에 힘입어 우리는 둘이서 소주 10병을 먹는 기염을 토해냈다. 맑은공기와 좋은친구가 있었기에 술이 끝도없이 들어갔지만... 이미 준비해둔 술이 동이나는바람에 아쉽게도 자리를 마감해야했다. (소주5병을 먹은넘이 3.4km떨어진 버스터미널 옆 편의점까지 운전을 할수는 없지 않은가?)

다음 날, 친구의 안내로 찾아간 황태해장국(?)집. "송희식당"이라고 원통소방소 앞에 있는곳인데 유명한 집이란다. 

인근에 군부대가 많아서 중국집이 많다는데.... 이곳에 있는 중국집은 오후3~5시까지 브레이크타임도 있단다. ㅋㅋㅋ

송희식당. 

도로가에 단층건물로 된 특색없는 모습의 외관을 보이고있다. 

원래 황태정식이 12,000원이였는데 올해부터 15,000원으로 인상. 그래도 친구 왈, 돈이 하나도 안아깝단다. 믿어본다.

이른시간(오전11시오픈)에 찾은 식당엔 우리밖에 없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먼저 눈에 띈것이 말린 황태포. 판매도 따로 하고있는가보다.

주방쪽 모습. 저곳이 음식이 나오는 주방겸 카운터이다.

화장실. 깔끔하니 쎈스가 묻어나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메뉴판. 단일메뉴라 다른게 필요없다. 원산지 표시까지.

문명인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금연표식. 실내에서 흡연을 하는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 실내 특히 음식점에서 흡연하다 걸리면 줘터질것인데... 약값과 병원비가 5만원이상 나올것인데...

특이하게도 테이블마다 살벌한 모양의 가위가 하나씩 놓여있다.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입구 반대쪽 벽면엔 창문이 이쁘게 나있다. 한옥의 느낌을 살린 인테리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태구이정식이 나왔다. 우리가 총 5명이라 3인상과 2인상으로 나누어 주셨는데 여긴 3인상.

이게 집사람과 나를 위한 2인상. 12첩 나물과 황태구이, 그리고 황태국.

촉촉한 황태가 먹음직스런 빛깔을 뽐낸다. 말린 황태로 어떻게하면 이런 구이가 될수있을까? 이건 밥반찬으로도 좋치만 술안주로도 최고의 메뉴가 될것이다. 씹는맛과 먹는맛이 끝내준다. ㅋ~

이게 친구가 적극추천한 황태국. 뽀얀 국물이 사골육수같은데 오로지 황태로만 만들었단다. 맛을 표현하자면.. 일단 담백함. 구수함. 고소함. 개운함. 햐~ 표현하기가.... 하여튼 미칠것같은 맛. 그냥 맛있다. 정말 맛있다. 엄청맛있다. 또먹고싶다.

국물만 있는게 아니라 속엔 황태살과 무 등등 여러가지가 들어있는데 식감과 국물의 맛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국물을 더 달라고 하면, 테이블마다 큰 대접(?)에 그득 담아주시는데 국자로 떠먹을수 있게... 정신없이 먹느라 미쳐 사진을 못찍었다. ㅠ.ㅠ

밥. 기장을 넣어 만들었는데 밥은 어디서 먹어도 맛있다. ^^

이것들이 문제의 그것. 강원도사람들은 줘도 안먹는다는 것들...

시레기와 각종 나물과 반찬이 12가지가 나온다. 도심에서는 감히 접해볼수없는... 전문음식점에나 가야 맛볼수있는 나물들이 한상가득 나왔다. 강원도 사람들은 이해를 못한단다. 이런걸 왜 돈주고 사먹는지...ㅋㅋㅋ 지천에 널린게 나물인데 왜 이런걸 사먹냐며 타박을 한단다. 숫제말로 "지나가는 개도 안먹는다는 나물" ㅋㅋㅋㅋ

하지만 말입니다~? 이 나물맛을 보셨습니까? 별볼일 없어보이는 나물들이 미친듯한 맛을 품고 있다는 말입니다~~!!

시레기 비슷. 고소하니 엄청 맛있다.

시레기? 엄청나게 맛있다. 2

버섯. 담백하니 정말 맛있다.

??? 무지막지하게 구수하고 맛있다.

미역인가? 특이하게도 맛있다.

이건뭐지? 내입맛엔 이건 별로 였다.

수제김치. 이건....

이건... 디게 맛있다. 뭔진모르겠지만 달콤씁쓸? 무지무지 맛있다.

약간 먹기불편할것같은데도 구수하고 맛있다. 먹기에 하나도 안불편하다. 맛있다.

말캉말캉. 이건 무슨맛이였지?

맛있다. 어릴적 먹던 시금치맛 그대로다.

고소하다. 맛있다. 그냥맛있는게 아니고 무지막지하게 무지무지 맛있다.

아하~! 테이블의 가위는 이런 용도로 쓰인다.

황태가 입으로 끊기에는 약간 질겨 가위로 난도를 쳐줘야 한단다. ㅋㅋㅋ

정신없이 먹다보니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나물종류를 2번씩이나 리필해서 먹었는데.. 아마도 사장님이 우리를 소보듯 하셨을법하다. ㅋㅋㅋ 암튼 황태국물리필과 나물류 2번리필 후 클리어하고 나니, 정작 중요한 황태가 많이 남아버렸다. 이걸 어쩔까 고민하는데 사장님이 포장을 해주신단다. ^^ 이런 고마울때가...(저녁술안주 획득)

저녁 술안주를 포장하는데 옆에 다른테이블의 반찬이 셋팅되어있다. 이것도 포장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ㅋㅋㅋ

도심속 생활에 찌들어있는 나에게 이런 자연속 밥상? 이라고 할 수 있는 황태구이정식은 갑자기 받은 선물같은 느낌이다. 아무런 기대도 안하고 간 식당에서 이런 맛있는 나물과 담백하고 구수한 황태국과 구이까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찔거같은 이런 12첩반상을 선물해준 친구에게 나중에 꼭 술한잔 사야겠다. 

이런 귀한 음식을, 줘도 안먹는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강원도출신 매형!!(친구누나남편) 이런 보양식을... 매일먹는 풀떼기를 왜 돈주고 사먹냐는 푸념에 난 할말이 없었다. 하긴 그 옛날엔 누가 보리밥을 돈주고 사먹었을까 생각해보면....

귀한 자연밥상이 생각나 올여름에 여기를 다시한번 찾을 것이다. 이번여름에는 냇강마을에서 물놀이도 하고 장작불에 고기도 굽고, 술파티도 할것이다. ㅋㅋㅋ 올 여름이 기대된다. ^^

딸아이가 스마트폰으로 그려준 친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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