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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들어온 우리회사에 있는 행운목을 소개합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나무가 회사 화장실 입구 한켠에 자리하고있었다. 웬 화분에 나무기둥 하나씩 떡하니 밖혀있는게 이게 뭔가 싶어 물어봤었는데, 행운목이라는 나무가 죽은거라고 했다. 행운목이 뭐야????

행운목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난 그냥 나무토막이라고만 생각했던 행운목이 언젠가부터 몽우리를 피우기 시작했다. 이른바 싹이 텄던 것이다. 와~ 이 말라비틀어진 나무가 살아있던거야? 라는 의아함을 가지고 검색을 해보니...

행운목의 꽃말은 "약속을 실행하다" 라고 한다. 어찌보면 아주 당연한 말에 의미를 가지고 나무를 바라보니 정말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 행운목이 7년에 한번 꽃을 피울수도있고 안필수도 있다는데, 그 꽃을 볼수있는게 행운이라고 하니 참 아이러니 한 말이다.

행운목은 개업하는 회사나 식당에 선물로 많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럼 식당은 7년동안, 행운목이 꽃을 피울동안 잘 보살펴야한다는 말인데 그정도로 장사했으면 나름 성공한 식당이 될거다. 아~! 그래서 꽃을 보는사람에겐 행운이 온다고 한건가? 7년동안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줄 행운목과 함께 하는일이 모두 번창, 형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꽃말을 지은듯하다.

이런 나무를 보고 미적감각이 있느냐 없느냐를 구분하기는 힘들어보인다. 그냥 나무토막이다. 저런 나무토막에서 싹이 튼다는게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옆에 작은것들은 확실히 죽은거 같은데 기둥처럼 굵은것들은 화려하게 싹을 틔웠다는게...

저 볼품없는 화분안에서 뿌리도 없이 저런 싹을 틔울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면서도, 어느곳 어떤환경에서도 잘 어울릴거같은 강인함까지 엿보인다. 이번 장마비에 시원하게 바깥바람이라도 쒜라고 입구쪽에 내놓았더니 다소 우울하고 어두웠던 행운목의 신색이 환하게 바뀐거처럼 보이는건 나만의 착각인가?

난 이걸 우연히 발견하고 처음엔 여직원분들이 조화를 나무에 꽃아 넣은줄 알았다. 버섯도 아니고 죽은 나무토막에서 왜 입이 나온단 말인가? 몇달전에 한~두개이던 입들이 지금은 풍성하게 나와있다.

이건 죽은 행운목이다. 큰놈옆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둥바둥한 삶의 모습을 고스라니 보이고 있다. ㅠㅠ

앗~! 또 입이 나무를 뚫고 세상밖으로 나오고 있따. 처음보는 이 광경에 난 신비로움을 넘어서 경의로움까지 느낀다. 내가 사는 이세상은 살아 숨쉬고있고, 끈임없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된다.

애기 잎. 저 거친 나무겁질을 뚫고 나오기 위해 기를 쓰는 모습이, 엄마처럼 하늘을 날기위해 고사리같은 날개짓을 퍼덕거리는 애기새와 다를게 없다. 나를 놀라게 한 어린 잎의 생명력앞에 찬사를 보낸다.

지금 보는 저 행운목이 멀대같이 서있지만, 놀라지 마시라, 저 나무의 보이지 않는 뒷면에서는 몽우리가 3개나 세상밖으로 나오고있다. 조만간 풍성한 입을 틔울것임을 기대해본다.

늘 아무 의미없이 바라보던 기물이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쉽게 쉽게 살고자 하는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저 나무토막에 뒤지지 않게 부지런히, 열씸히,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깨달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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