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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는 중2병과는 전혀 상관없는 중2 큰딸과, 초딩6년차의 둘째까지... 두마리의 이쁜 딸래미와 동거를 하고있다. 물론 내 수입의 90% 이상을, 이놈들을 컨트롤하고 관리하는 총책임자에게 상납하며 살고있어 삶이 빠듯하긴 하지만 어쩔수 없는 수입구조를 도저히 개선할 방법이 없다.

오늘은 초딩6년차 둘째의 교통봉사가 있는날, 때마침 집에서 밥해주시는 분께서 몸살이 나셔서 필자가 대타를 뛰게 돼었다. 군말않코 가기로했다. 첫째 6년, 그중에 4년은 둘째까지 따블로 뛰었을 것을 생각하니, "내가 너무 무심했다" 싶은 회의가 들어 이번기회에 경험을 해보기로 했다.

필자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는 천안 신방동에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이다. 아파트의 숲이 형성돼어있는 사이에 학교가 있어 아이들이 등하교 하는데 큰 위험이 없이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만의 편견이였을까? 교통봉사를 체험하고 난 후 나의 생각은 180도 바뀌였다.


아침 7시 50분까지 학교에 가서 3분의 엄마들과 사이좋게 노란조끼를 나눠입고, 무단횡단 방지봉을 들고 내게 배정된 지정된 장소로 이동을 했다.

편도 2차선, 왕복4차선의 좁은 건널목이지만, 아침 출근시간대엔 유동차량이 꽤 많은 곳이다. 실제로 이렇게 많은 차량과 사람이 다닌다는걸 체험하고 나니 교통봉사의 필요성을 절실이 느끼는 바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새로운 세상을 보게 돼었다.

아침일찍 출근길을 나선 바쁜차량들... 이곳은 초등학교 정문을 지나는 도로가 아닌 곳이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은 안돼어있지만 등하교하는 초딩, 중딩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초등학교만 정원이 1,180명이다. 중학교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곳은 무던한 내가봐도 관리가 없다면 소소한 사건사고가 많이 나올법한 곳이다. 

등교하는 초딩 병아리들이 모두 애기들 같다. 덩치가 나보다도 큰 애기가 있기도하고, 정말 애기구나 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엄마들이 애쓰는구나 하는것을 느겼다. 

우리의 아이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필자가 몸소 느낀 점은... 아파트 밀집지역의 소규모 사거리에서 가장 불법을 많이 일으키는 사람은 의외로 학생이 아니고 어른들이다. 

1. 바쁜 어른들의 출근길 무단횡단

2. 자전거타고 차들사이에 섞여 레이싱하는 어른이자전거

3. 좁은길 안전을 위협하는 30km 이상 과속 차량

4. 버젓이 신호위반을 하는 차량

5. 지도 어른인것처럼 어른흉내내며 위반하는 중딩들...

"와~ 저 아저씨가 타는 저런 자전거 멋지지? 나도 저걸로 살거야!"

사거리 좌회전신호에 차들에 섞여 위험천만한 곡예운전을 하는 한 자전거를 보고 초딩 남자아이가 한말이다. 당장 내 자식이 저런짓을 했다면 등짝스메싱 감인것을 지는 어른이라고 당당하게 하고, 또 그것을 아이들이 보며 동경에 젖느다는것이 얼마나 큰 위험인지 새삼 알게 돼었다. 

당연히 어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무단횡단과 신호위반, 위험천만한 곡예운전을 보며 우리 자녀들에게 이런것들이 잘못된 것이다, 라고 가르칠수 있을까?? 매일보는 일상인데??

하다못해 그런어른들을 보고 배운 중딩들도 버젓이 내앞에서 무단횡단을 하는데, 초딩들만 안돼다는 것이 말이 돼는가? 

"우리 아이들은 참 잘 지켜주는데, 중학생들이 잘 안지켜요. 그래도 뭐라 하진 말아주세요." 

교통봉사를 서는 중에 교감선생님이 독려차 와서 내게 해주신 말이다. 내게도 중학생 딸래미가 있지만 모든 중학생이 내 새끼는 아닌 관계로 나또한 말을 많이 아끼기로 했다. 지금은 아침이지 않은가?

횡단보도를 보니 선이 많이 희미해져있다. 도로 곳곳이 파여있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만 그 어디에도 보수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길은 꽃길만을 다닐수 있게 만들어죽고 싶은게 부모의 마음인데 이런 패인길과 과속하는 차량들, 무단횡단하는 어른, 중딩들... 이런것들을 보고있자니, 우리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곳은 

"너무나도 순수하고 순백한 아이들이, 세상의 때를 조금씩 묻혀가며 세상과 동화돼는 곳"

이라고 생각을 해본다. 

이른 아침부터 생에 처음 경험을 하고, 딸과의 거리를 쪼금이나마 좁혔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집안에서만 보아온 아이가 세상에 나와 어떤 경험을 하고 보고 배우는지를 알게된 계기가 된것같아 감회가 새롭다. 이런 환경을 누구를 탓하겠는가? 내가 만든것이 아닌가? 우리가 만든것이 아닌가? 잘못되 타락한 아이를 볼때 과연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멋모르는 젊은시절 담배피우는 학생들을 보며 꾸짖고, 혼내고, 타이르고 하면서도... 난 태연하게 길에서 담배를 물고 다녔고, 횡단보도에서 연기를 뿜었으며, 잔디밭에 꽁초를 던졌다. 이랬던 내모습을 오며 가며 보고배운 아이들이 지금의 고등학생, 대학생들일것이다. 내가 과연 이 학생들에게 꽁초를 무단투기 한다고 꾸지람을 할 자격이 있는것인가?

오늘은 나에대한 반성과 자숙을 하게하는 사색에 젖어온다. 우리모두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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