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쓰는 글의 말투는 "독백체"라는 것을 먼저 말한다. 대화체의 글을 써봤지만 내게는 독백체가 체질에 맞는것 같다.
우선, 글의 제목을 "고등학교 급식현황" 이라고 해놔서 부실한 급식환경을 고발하는듯한 글로 오해를 할수도 있겠지만, 아래 전개되는 사진과 글을 모두 읽은 후에 판단하기 바란다.
이제부터 말할려는 '급식사진 논란사건'은 3년전, 큰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인 2021년에 학교에서 나왔던 급식사진들 중 일부이다. (3년이 지난 급식사진이 논란거리가 되지는 않을것이라 판단하고 사진을 올린다.)
큰애의 고등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생활을 하는 학교다. 고학년들은 진학 및 진로문제로 일부 기숙생활을 못하는 이들도 있지만 절대다수가 기숙사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 졸업을 하였다. (물론, 지금은 당당히 백수선언을 하고 놀고먹고 있지만... ㅠ.ㅠ)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 저녁에 집에와서 주말을 보내고 일요일 저녁에 학교기숙사로 들어가는 아이가 어느날 반찬투정 비슷한것을 하였다. 물론 이에 극대노한 와이프가 급식보다는 집밥이 영양가 풍부하고 맛있다고 성토를 하였고... 이에 발끈한 큰애가 학교급식이 집밥보다 훨~씬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열변을 토하였다.
이에 급기야 진실공방으로까지 번져서 그 다음주부터 가족 단톡방에 올라오기 시작한 큰애학교의 급식사진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사람의 완패였다. 원인은?
월요일부터 올리기 시작한 학교 급식사진들이다. 무슨 고등학교 급식에 나도 먹어본적없는 희한한 갈비가 나왔다. 그것도 레스토랑 급으로 고급스럽게... 그리고 저 한입 싸이즈의 케익은 또 대체 뭐란 말인가?
집사람은 가끔 한번씩 이렇게 나오는 거겠지 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뭐 나도 비슷한 생각을...
다음날 올라온 급식사진. 이걸보면 급식을 무슨 레스토랑에서 공급받는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스파게티는 알겠는데... 밥대신 나온 저건 대체 뭐란말인가. 토마토는 또 뭐고....
또 다음날. 우동은 알겠는데... 밥위에 있는 저건 대체 뭐야.
이제는 말문이 막힌다. 영양볶음밥은 알겠는데... 저건 국인지 스튜인지...
허허허... 저것도 스파게티인가?
냉국수에... 이제는 토달기도 귀찮아진다.
이건 내취향은 아니다. 노코멘트!
학교 아이들이 쌍따봉을 날렸다는 햄버거. 고기패드가... 먹어보고싶다.
부대찌개?
급식을 국수와 닭꼬치라니... 미친 조합이다. 그런데... 저 컵에 담긴건...
이건 위에 나왔던 스파게티가 다시 나온듯하다. 물론 밑반찬 조합이 살짝 변형되서...
이러니 아이가 급식을 찬양했던 것이다. 이정도면 나 또한 급식을 찬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매일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며 당시 중학생이였던 작은아이도 큰애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다고 아우성이였다. (물론, 떨어졌다)
그당시 급식 시스템이 점심은 교육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무료로 제공이 되었고, 아침저녁은 개인이 신청해서 먹는 방식이였는데, 큰애는 학교에서 나오는 점심과 아침저녁을 신청해서 먹었다. 아침은... 밥먹을 시간에 10분이라도 더 자겠다고 했을법한 놈인데... 잠을 포기하고 아침을 챙겨먹을 정도였다. 한달에 약 17만원정도의 비용으로 주 4.5일(금요일저녁X, 퇴소) 기준으로 계산을 해보면 한끼에 5천원정도 였던걸로 기억된다.
부모의 입장에서 저렇게 나오는 급식에 토를 달수는 없었다. 캐터링업체에서도 충분히 비용을 받기에 아낌없이 재료를 써서 음식을 했고 학교엄마들도 단톡방등에서 열화와 같은 지지를 보내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것 같다.
여기서 글을 끝마침 해야 하는데...
2학년이던 2022년도에 잠깐 급식업체가 바뀌었던 적이 있었다. 이유는 단가 문제였다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한끼에 5천원 비용은 변함이 없고 위의 사진처럼 식단이 바뀌었단다. 몇장의 사진이 더 있지만... 의미없을 것이다.
업체가 바뀐후 우리 큰애뿐이 아니라 여러학생들이 급식을 끊어서, 급식비를 통장으로 입금해주고 그럼 큰애는 편의점이나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대처하게 되었다. 친구들이 4명이서 3인분, 3명이서 2인분 이런식으로 주문해서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했단다. 가끔씩은 치킨이나 육회덮밥, 부대찌개 등등 여타음식을 주문해달라는 톡이 내게 오기도 했었다. ㅎㅎㅎ
결국 급식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업체에서는 수익이 안맞는다며 만세를 부르고 다시 업체가 바뀌는 과정을 겪었지만... 음식에 재료를 아끼면 망한다는 교훈을 남겨주었단다.(물론 엄마들이 급식실태조사 및 감시등등 난리를 쳤던것도 한목했을것이다.)
암튼, 우리 아이의 소중했던 학창시절 먹었던 급식사진을 보게되어 소소한 추억을 소환하며 글을 마친다.
이상. 끝.
PS - 이글을 쓰며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학교 홈페이지에 매일 올라오는 급식사진이 학생들이 받는 식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증언을 듣게 되었다. 우리 좀 정직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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